우주여행!

 

바야흐로 대 은하촌 시대입니다. 행성 간의 아광속 이동 우주선과 관련 과학들은 이미 우리들에게 익숙해진지 오래. 수많은 행성들 사이에서 별의 수만큼 많은 수의 종족과 존재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기만 했을 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행성간의 과학기술 격차로 이 찬란한 은하의 주민들은 서로의 행성을 드나든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일방적인 방문과 일방적인 교류만이 있었을 뿐이죠. 

 

아스티로나 항공사!

 

그러던 와중, 하늘에서 마치 뚝 떨어져 내린 듯한 행운이 은하계 주민들에게 찾아왔습니다! 바로 우주 최대의 항공사인 아스티로나 항공사가 각 행성들의 순환선을 운영하기로 한 거에요! 엄청난 자본과 누구도 엄두 못 낸 체계적인 시스템을 아스티로나 항공사는 해냈고, 이제 여러분들은 마치 예전의 비행선마냥 이 순환항공선을 이용합니다. 행성 간의 급한 출장, 운송, 우편 시스템을 담당하는 이들은 지금 다른 은하계의 항공사들과도 접촉 시도를 하고 있는 위대한 기업인들이죠!

 

아스티로나 11869호!

 

일련번호 11869! 여러분들이 이번에 탑승하게 된 항공기의 이름입니다. 이 항공기의 주목적은 관광선! 이 코스는 관광객들로 등록된 사람들의 십여개 행성에서 각각 한 번씩 착륙하고, 다음 행성까지 갈 연료를 채우고, 정비하고, 다음 승객이 탑승하고... 이런 방식으로 한 바퀴 돌아 관광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주선 내부는 최신식 현대예술을 반영한 감각적인 인테리어이며, 서브 캡틴을 제외한 모든 승무원들은 AI 및 아스티로나 항공사에서 원격으로 당신들을 돌보게 되어 있어 불필요한 감정노동과 신체접촉 역시 최소화하여 청결하고 인권이 보장되는 시스템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번 행성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셨나요? 아니면 이제 두근대는 마음으로 11869호에 탑승하셨나요? 뭐가 됐든 좋습니다. 

 

11869호는 조난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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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난 행성!

 

카난! 우리 은하계중에서도 꽤 커다란 크기를 자랑하는 행성이지만, 불모지가 많은 곳이라 그렇게 큰 발전이 이루어지진 못한 곳입니다. 행성 주민들의 문명은 예술적 관심사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어 관광지로는 최고 수준을 자랑했으며, 일정 수준의 문명을 달성하기 전에 아스티로나 항공사와의 접촉을 거쳐 과학기술 쪽은 타 행성에서 습득하여 빠르게 발전해왔습니다.

 

이들은 자체 우주정류장과 인공위성을 만들 정도로는 발전했으며, 아스티로나 항공사 전용의 우주정류장 역시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11869호는 카난 우주정류장과 도킹하고 관광객들에게 비행의 피로를 푸는 몇 시간동안의 휴식이 주어졌을 겁니다. 그리고 카난 행성으로 착륙하여 다시 순환선 그 자체의 임무를 수행해야했죠.

 

그러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았어요. 카난 우주정류장 쪽에서 응답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괜찮았어요... 도킹은 서브캡틴 혼자서도 충분히 수동으로 할 수 있었을테니깐요.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카난 우주정류장 안으로 안내받은 여러분들은 그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이상한 점을 느꼈을 수는 있었겠죠... 2시간 후, 무거운 목소리의 서브캡틴의 방송이 정류장 안에 울려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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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여러분에게 알려드립니다."

"현재 다음 목적지였던 카난 행성으로는... 비상착륙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이 쯤에서 시력이 좋은 존재는 우주정류장의 창문 밖으로 눈치챘을 지도 모릅니다. 

세기의 아름다운 관광행성이 온통 회색빛이라는 걸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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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여러분들께서는 다시 순환선으로 탑승해 침착히 지시를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현재 아스티로나 항공본사와 통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주정류장에서 탈출해 순환선으로 탑승하신 후 침착히 지시를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당신들 중에서 몇몇은 제어룸을 슬쩍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엔지니어였다면 아마 흘끗 보이는 화면만으로 눈치챘을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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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난 행성에서 오는 통신 및 생명 신호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며, 우주정류장의 승무원 모니터에는 긴급 귀환 신호가 깜박이고 있었다는 걸.

몇 시간전까지만 해도 위험 신호 없이 쌍방향 통신을 하던 이들의 행성에 아마도... 남아있는 생명체가 하나도 없다는 추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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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난 행성은 현재 2020년 지구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나, 다른 행성들의 문물이 이보다 더 빠르게 발달했기에 타 행성계 사람들의 눈에는 기술력이 모자라보입니다.